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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고, 먹고, 사는게 인생이라면 얼마나 좋을까_밤

singav@daum.net
2017-10-24
조회수 670

더운 햇살과 막걸리로 타오르던 우리는 카페에 가서 또 무언가를 '먹었다'. 

연휴라 그런지 지난 여름과 달리 북적한 카페가 낯설지만, 여름에 앉았던 그 테이블에 앉으니 인간문화재가 만들었다던 방짜유기에 냉말차를 마실 때 차가움이 떠오른다. 뭘 마실까 고민하다가 낮에 많이 먹었으니 소화에 좋으라고 냉매실차를 시킨다. 누군가는 감잎차를, 생강차를 따라 마신다. 냉매실차에 작은 매실 조각들이 들어있다. 오독오독 씹어먹는다. 


먹었으니까 또 놀아야지. 정말 충실한 패키지 여행이다.

이번엔 차에 올라탄다. 어제는 12명 꽉차서 움직였다는데 오늘은 나까지 총 3명. 번호를 뽑고 자리를 잡는다. 안전벨트도 하고.

오르막길을 굽이굽이 올라간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정도의 시멘트 도로를 오르고 오르니, 좋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코스모스가 핀 언덕 집에서 강아지 두마리가 헥헥거리며 뛰어나왔다. 한 마리는 경계하고, 한 마리는 곧잘 배를 뒤집는다. 안 무서운 척하고 예뻐해주려고 했지만 왠지 알았을까...그아이...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여름에 갔던 곳이에요? 라고 물었던 물음이 무색해질만큼 또 새로운 곳, 새로운 풍경이다. 

이런데를 도대체 어떻게 알고 있는 걸까. 바다로 쏟아지는 노을을 보고 있자니 그 물음도 함께 사라진다. 

그래, 이 여행은 원래 이런 거였지. 혼자왔다면 절대 알 수 없을 곳을 데려다 주는.

제일 좋았던 순간. 하늘 위에 올라 해가 섬사이로 떨어지는 모습을 내려다보는 기분이었다. 함께 있던 언니가 노을에 그만 찡-해버려서 눈물이 났다.


해지는 걸 다른 장소에서 보러 달려가는데 창밖으로 동그란 해가 바다에 똑하고 떨어졌다. 함께 여행했던 언니는 여행을 마치고 났던 밤에 그때 달려가면서 봤던, 지는 해가 그렇게 좋았다고. 

이제 해가 져야 보이는 빛을 보러간다. 아무도 없는, 아무도 모를 곳에가 불이 들어온 목포대교를 맞이한다.

목포대교는 세계에서 두 번째,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된 3웨이 케이블 공법이 시도된 다리..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환하게 빛난다.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을 때, 아니 수평선이나 경계선이 명확한 사진을 찍을 때면 언제나 나는 칼같이 밑을 맞춰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상해 와이탄로 야경을 보러갔을 때 건물이 세워진 육지에 사진 프레임 끝을 맞춰서 찍느라 정작 바다에 비친 빛은 찍지 못하고 있었다. 왜 그렇게 찍냐는 물음을 듣기까진 바다의 빛도 보지 못하고 있었다. 바다에 비친 빛이 고흐의 그림 같지 않냐는 말에 빛을 함께 담는다.

참 이 패키지에는 인생샷이 들어있다. 사진 찍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던 언니도, 다른 언니가 이때 아니면 언제 찍겠냐고 설득하자 이내 슥슥 갈대밭을 헤치고 들어가 한참 사진을 찍었다. 사진찍고 놀았으니 이제 또 먹으러 간다.


유달산에 식당이 쭉 늘어서있는데 이름들이 재밌다. 주차장, 휴게소. 쉼터? 이런 느낌이다. 우리가 들어갔던 식당도 주차장 휴게소 였던 거 같아. 인생 닭볶음탕이라는데 과연 맛있다. 식당의 모든 사람들이 다 닭볶음탕을 먹고 있었다. (사실 닭볶음탕만 맛있고 다른 음식은 그다지...어.... 총량의 법칙이랄까)


든든하게 먹었으니 이제 또 놀러간다. 가만 생각해보니 놀기만 하면 지치니까 열심히 먹이는 거 같다.

한 때는 육지의 전파를 제주로 보내던 곳. 여름에 왔던 이곳에 다시 왔다. 정확히 말하면 다시 오고 싶었다. 그리고 또 달랐다. 

안개가 잔뜩 껴서 신비한 기운이 감돌았다. 작은 목포시의 조각조각이 모두 다른 빛을 낸다. 내가 오늘 목포만 다닌게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 

여기도 목포지, 내가 지금 같은 공간에 있나 다시 얼떨떨해진다. 오른쪽 멀리 목포대교가 보이는 걸 보니 목포가 맞긴 맞는데.

패키지 구성에 충실하게 우리는 열심히 놀고, 먹고, 이야기를 하고 사진을 찍었다.

구름이 가려도 달이 밝았다.

달이 찍고 싶던 이십팔세와 환하게 웃던 여행의 마지막.

세월호가 인양된 목포 신항까지 다녀오니 기운을 모두 다 써버린 기분이다. 지쳐가는 다리를 두드리며 방에 들어가 이불에 누우니 자버리고 싶지만,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 밤이니 잠들기도 아쉽지. 맥주 병에 빨대를 꽂아 옥상에 앉는다.

옥상에 모닥불이 피었다. 목포로 여행 온 이들은 서로의 불안을 꺼내놓았다. 오랜만에 자기소개를 했고, 친구나 가족에게도 이야기할 수 없던 고민을 덤덤히 말하기도 했다. 이야기는 짧았다가 점점 길어졌고 때론 침묵이 돌기도했다. 

내 것이 아니기에 쉽게 답할 수 없는 타인의 삶. 저마다 시간을 견디는 일이다.


놀고, 먹고, 사는게 인생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놀고, 먹으며 스무시간을 빼곡히 살았더니 과연 매우 좋았다.

목포의 가을, 이곳을 만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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